[新앵그리맘] 앵그리맘 현상, 극단의 경우 ‘한국판 엑소더스’로 이어질 수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거리로 뛰쳐 나온 ‘신(新)앵그리맘’은 윤일병 사망 사건으로 새로운 집단 여론을 형성하면서 우리 사회의 암울한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레토릭(rhetoricㆍ수사학)’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가운데 앵그리맘의 분노를 희석시켜줄 대책이 없다면 우리 미래는 암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극단적으로 학교와 군대에 자녀를 보내는 엄마들의 분노가 ‘내 아이만은 외국에서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급속 확산될 경우 ‘한국발 엑소더스(이민)’ 열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음도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부정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붕괴까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앵그리맘 현상을 잠복돼 있던 기존 사회에 대한 불신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한 심준섭 중앙대학교 교수는 “최근 있었던 윤일병 사망 사건과 같은 일들이 반복될 경우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해 이민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심 교수는 “그들에게 더 이상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 아니게 될 수 있다”며 “비단 군대 문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대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소장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 소장은 “제2, 제3의 윤일병 사건이 나타날 경우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게 곧 ‘죄인’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애국심만으로 군대를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 같은 일을 목도하고 나면 군을 기피할 방안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확산된 안전 문제에 대한 불신도 이민을 부채질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 소장은 ”아이를 외국에서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엄마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그러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다.